지난 9월 26일, 북알라바마한국학교에서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추석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추석 귀성길’을 주제로, 학생들이 서울에서 출발해 천안과 대전, 대구를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다섯 개의 ‘추석 휴게소’를 차례로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학생들은 각자 ‘귀성길 차표’를 들고 휴게소를 하나씩 찾아갔습니다. 휴게소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 전통과 음식을 주제로 한 활동이 준비되어 있었고, 활동을 마칠 때마다 차표에 도장을 하나씩 받았습니다. 다섯 개의 도장을 모두 모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특별한 추석 여행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평소의 교실 수업에서 잠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보고, 만들고, 체험하면서 한국의 명절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마련되었습니다. 이날 학생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귀성길에 올랐습니다.
첫 번째 휴게소, 서울 — 비석치기
귀성길의 출발점인 서울 휴게소는 고현이 교사가 맡았습니다. 학생들은 작은 돌을 세워 놓고 자신의 돌을 던져 맞혀 쓰러뜨리는 비석치기에 도전했습니다. 손의 힘과 거리를 함께 가늠해야 하는 놀이로, 명절이면 마당에 모여 즐기던 한국의 전통 놀이입니다.
두 번째 휴게소, 천안 — 제기차기
천안 휴게소에서는 이지나 교사의 지도로 제기차기가 진행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제기를 세 번 차는 미션에 도전했고, 발로 차기가 어려운 저학년 학생들은 제기를 손으로 위로 던졌다가 받는 방식으로 참여했습니다. 학년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자기 수준에서 놀이를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한 배려였습니다.
세 번째 휴게소, 대전 — 투호와 사방치기
대전 휴게소는 최현주 교사와 조아람 교사가 맡아 두 가지 놀이를 준비했습니다. 투호에서는 일정한 거리에서 막대를 던져 통 안에 넣는 미션에 도전했고, 사방치기에서는 바닥에 그려진 칸을 한 발로 뛰어 건너며 돌을 옮겼습니다. 두 놀이 모두 차례를 기다리고 서로 응원하는 과정이 놀이의 일부여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네 번째 휴게소, 대구 — 공기놀이와 팥빙수
대구 휴게소는 이지숙 교감과 유선하 교사가 맡았습니다. 학생들은 공기 한 개 잡기에서 두 개 잡기로 단계를 올려 가며 공기놀이에 도전했습니다. 「시원한 휴게소」라는 이름에 맞게 이곳에서는 직접 갈아 만든 팥빙수도 한 그릇씩 제공되었으며, 팥과 떡, 파인애플과 딸기 가운데 원하는 재료를 골라 올려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휴게소, 부산 — 강강술래
귀성길의 종착지인 부산 휴게소에서는 조승연 교사와 이선옥 교사의 지도로 강강술래가 펼쳐졌습니다. 학생들은 손을 맞잡고 둥글게 원을 만들어 “강강술래, 강강술래” 노랫소리에 맞춰 천천히 돌았습니다. 강강술래는 추석 보름달 아래에서 여럿이 손을 잡고 함께 부르고 추던 노래이자 춤으로,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함께 준비하고, 함께 나눈 하루
다섯 개의 도장을 모두 모은 학생들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진 귀성길을 완성하고 차표를 손에 들어 보였습니다. 교실에서 글과 그림으로 배우던 명절이 이날은 학생들이 직접 걸어서 지나온 하루가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가 추석이 주는 의미처럼 풍성하고 감사가 넘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학부모협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팥빙수 기계를 대여해 주고 세 시간 동안 전교생을 위해 직접 빙수를 만들어 준 성인 한국어반의 Jonny 학생과 Justine 학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성인반 학생들이 함께 준비한 이날 행사는 학생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한국의 명절을 선물했습니다.
이날 학생들이 느낀 즐거움과 명절의 넉넉한 마음이 앞으로의 수업과 교실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북알라바마한국학교는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실 안에서뿐만 아니라 직접 보고, 만들고,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어 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