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 북알라바마한국학교에서는 가을학기 토요일 수업을 마친 뒤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사 시연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시연회에는 지난여름 제44회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학술대회와 동남부지역협의회 교사연수회에 참가한 교사들을 비롯해 현재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 등 총 다섯 명이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이번 행사는 학술대회와 교사연수회를 통해 배운 새로운 교수법과 교육 자료를 학교 전체 교사들과 공유하고, 이를 실제 교실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단순히 연수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교사가 자신의 수업 경험과 아이디어를 더해 곧바로 교실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자료를 나누는 실질적인 교사 연수의 장이 되었습니다.
AI를 ‘경험의 가교’로 활용하는 한국어 수업
첫 발표는 이지숙 교감이 「AI와 멀티미디어로 확장하는 한국어 수업: 교실을 넘어 경험으로」를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제44회 NAKS 학술대회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KFL대학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과 한혜민 조교수의 강의를 바탕으로 북알라바마한국학교의 교육 환경에 맞게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이 교감은 주말 한국학교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교육 여건에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뿐인 수업, 한 교실 안에서도 큰 학생들의 수준 차이, 가정에서 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의 부족한 한국어 사용 기회, 그리고 제한된 시간 안에 언어와 문화, 역사를 함께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AI의 역할을 ‘가교’로 설명하며, 일주일에 한 번 이루어지는 한국어 수업을 교실 밖의 일상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16주 학습계획안을 설계하는 과정부터 학생들이 가정에서도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와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온라인 단어 게임을 직접 제작하고 학부모 단체 대화방을 통해 공유하는 방법까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번 학기에 새롭게 합류한 교사들이 한 학기 전체의 수업 흐름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발표를 구성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시험 준비를 넘어 학생의 성장을 돕는 NKT 수업
두 번째 발표는 조승연 교사가 이번 학기에 새롭게 개설된 NKT반의 수업 운영과 지도 방향을 소개했습니다.
NKT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네 영역을 중심으로 실생활에서의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조 교사는 시험 점수나 결과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준비 과정을 통해 학생 한 명 한 명의 한국어 능력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수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현재 초급반과 중급반에서 어떤 부분을 미리 준비하고 지도하면 학생들이 앞으로 NKT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자료와 지도 방법을 동료 교사들과 공유했습니다. 이를 통해 NKT반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의 한국어교육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방향도 함께 모색했습니다.
몸으로 배우고 오감으로 기억하는 체험형 수업
세 번째 발표는 이선옥 교사가 맡아 실제 교실에서 진행해 온 체험 중심 수업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이 교사는 주말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평일 학교생활과 각종 활동으로 인해 느끼는 피로감과 늘어나는 학업 부담에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공부’를 더하기보다는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움직이며 배우는 오감 중심의 체험 활동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보다 즐겁게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실에서 직접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체험형 활동이 학생들의 참여와 흥미를 높이고 한국학교에서의 배움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동료 교사들과 나누었습니다.
AI로 직접 수업 자료를 만들어 보는 실습
네 번째 발표에서는 고현이 교사가 ‘AI 시대, 함께 성장하는 한국학교’를 주제로 열린 제44회 NAKS 학술대회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수업 자료를 직접 제작하는 방법을 교사들과 함께 실습했습니다.
발표 내용은 이번 학술대회 기조강연자인 서울대학교 임철일 교수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북알라바마한국학교의 실제 수업 환경에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교사들은 AI를 활용해 수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자료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새로운 교육 도구의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동시에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글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AI가 잘못된 맞춤법이나 부정확한 정보와 이미지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AI가 아무리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라 하더라도 최종적인 확인과 판단은 반드시 교사가 해야 하며, 교사의 책임 있는 검토를 바탕으로 수업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되새겼습니다.
성인 한국어교육의 현실과 방향
마지막 발표는 문동미 학교장이 맡아 성인 한국어반의 실제 수업 준비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문 학교장은 성인 학습자들이 가진 다양한 학습 목적과 한국어 수준, 제한된 학습 시간 등 성인반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과제를 짚고, 이에 맞는 수업 자료를 어떻게 선정하고 구성하는지 실제 준비 과정을 통해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현재 성인 한국어교육이 안고 있는 어려움과 함께 앞으로 학교가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방향을 교사들과 공유했습니다.
문동미 학교장은 이번 교사 시연회를 마무리하며, 전미에서 약 560명의 교사들이 참여한 제44회 NAKS 학술대회의 주제인 ‘AI 시대, 함께 성장하는 한국학교’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AI는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수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한국어교육의 조력자입니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주도권을 가지고 이를 교실 현장에 책임 있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도구와 교사의 경험이 함께할 때 한국어교육의 양과 질을 동시에 높여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배우고, 나누고, 다시 교실로
이날 소개된 교수법과 교육 자료는 발표자 개인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발표 자료를 학교 전체 교사들과 공유해 이번 가을학기 수업에서 바로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토요일 수업을 모두 마친 뒤 이어진 교사 시연회는 새로운 교수법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같은 길을 걷는 교사들이 서로의 교실을 들여다보고 각자의 경험과 고민,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을학기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시연회에서 나눈 새로운 교수법과 자료들이 올 한 학기 각 교실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더욱 즐겁게 배우고, 자신감을 가지고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북알라바마한국학교는 교사가 먼저 배우고, 함께 나누며, 그 배움이 다시 학생들의 교실로 이어지는 학교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